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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COVID-19 확산세, 그리고 메가시티 블랙아웃(BLACK OUT)

  • 기사입력 2021.05.04 10:39
  • 기자명 조상근
▲조상근 정치학 박사, (사)미래학회 이사   

블랙아웃은 전력 소비량이 공급량을 초과했을 때 발생하는 대규모 정전 현상이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에서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90년 만에 찾아온 한파 때문이었다. 평소 텍사스의 겨울 기온은 영상 10도 정도이지만, 이번 한파로 인해 영하 20도까지 떨어져 천연가스 공급관이 동파되었고, 각종 발전소의 냉각수가 얼어붙었다. 에너지 공급라인이 멈춘 것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폭설까지 더해져 자체 복구와 외부지원이 지연되면서 블랙아웃이 장기화되었다. 결국 통신, 상하수도, 교통 및 물류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라이프 라인(Life Line)도 마비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상당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고, 아직도 복구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이상기후는 전 세계적으로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이상기후는 메가시티에 더욱 치명적이다. 메가시티는 인구가 1,000만 명 이상 초밀집되어 있고, 수많은 라이프 라인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상기후는 여름에도 발생한다. 최근 한반도에서도 폭염, 열대야 등 이상고온현상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부산, 대구 등 한반도의 메가시티와 대도시에서는 장기간의 열섬현상으로 냉방을 위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구 온난화가 멈추지 않는 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다가오는 여름의 이상고온현상과 COVID-19의 확산세가 겹치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상고온현상은 메가시티의 급격한 전력 소비를 유발한다. 문제는 COVID-19의 확산세로 인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가 실시될 경우 거대도시민들의 비대면 및 재택활동이 급증하여 전력 소비량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즉, 폭염과 비대면 및 재택활동의 급증이 겹치게 되면 블랙아웃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폭우나 태풍으로 인해 발전소나 송전시설 등이 침수, 피괴되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블랙아웃의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전술한 텍사스의 사례처럼 블랙아웃은 메가시티의 기능과 라이프 라인을 마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선제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의 COVID-19 확산세가 4차 대유행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면 메가시티의 비대면활동 인구가 증가하여 여름철 전력피크 기간이 늘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블랙아웃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에너지 공급시설에 대한 안정성 평가를 통해 에너지 단절 현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공급시설과 라인에 대한 다각적인 시뮬레이션으로 화재 및 침수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을 식별하여 방화・방수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단절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 사회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 시설에 대체에너지를 활용한 공공에너지 저장장치(Public Energy Storage System)를 설비하고, 전력 공급이 차단된 지역은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도록 신속대응팀을 운용하여 메가시티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일 필요가 있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메가시티는 사회 전 분야(Politics, Economy, Military, Society, Information, Infrastructure)가 집적된 거대한 복합체이다. 이로 인해, 한 분야에서 발생한 피해는 즉각 다른 분야로 전이되어 피해를 확대, 확산시키는 특성이 있다. 전술한 것처럼 이상기후와 COVID-19 확산세가 결합되는 ‘Worst Scenario’를 상정하여 대비한다면 블랙아웃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메가시티를 바라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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