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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겠다

  • 기사입력 2021.04.20 22:28
  • 기자명 이오장
▲ 시인 이오장  

이제야 알겠다

                   서순우

철심 박은 발목으로

살아 보니 알겠다

하염없이 찌만 바라보다

생각 하나씩 버리고 왔다는 것을

그러다 잡힌 고기는

덤이었다는 것을

고기잡이보다

멍 때리는 게 귀한 것을

절뚝거려 보니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동물은 기억의 생명체다. 기억할 수 없다면 지나온 것을 모르고 앞만 보게 되어 그 이상의 발전이 없는 무가치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동물 중 사람은 가장 뛰어난 기억을 가지고 있어 만물의 영장으로 살고 있다. 그런 기억은 어디에서 오는가. 학습효과의 이중 잣대에서 온다. 삶을 위한 배움이 뇌를 자극하여 지나온 일을 저장하는 것이다. 사람의 능력은 기억력에서 오고 기억력의 넓이에서 우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구분되고 그 구분에 의해서 삶의 질은 결정된다. 우린 항상 후회 속에 살고 있다. 지나온 것을 복습하지 않아도 현재에 직면하여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의 행로와 결단을 행한다. 이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서순우 시인도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문득 자신을 돌아본다. 장애인을 봤어도 그 어려움을 짐작만 했고 많이 갖기 위하여 생존경쟁에 뛰어들어 기회를 노리다가 빼앗든가 아니면 먼저 차지하든가의 경쟁을 치렀으나 어느 정도에 이르면서 그런 것들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모두가 기억에서 비롯되는 장착된 삶의 방법이다. 기억이 없다면 발전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작품이지만 삶은 물질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의하여 정해진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체득한 사람 본연의 정체성을 언어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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