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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 기사입력 2021.02.22 07:49
  • 기자명 이오장
▲ 시인 이오장  

시인은

            소재호 (1945년~ )

시인은 밤이거나

밤을 살아나온 별이거나

밤과 별을 묶어 흐르는

안개이거나

실재와 허구를 혼용해 내는

적정한 감성이거나

시인은 뚜렷하면 죽는다

수 없이 죽었다 살아난다

태양이 이글거리다가

노을을 놓고 죽어가듯이 

왜 시인은 시를 쓰는가. 많은 시인이 시가 무엇이고 왜 시를 쓰는가를 두고 혼란을 겪을 때가 있다. 아무리 써도 답을 찾지 못하고 정답이라며 써놓은 시도 독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여 실망하다 이상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또다시 쓰는 시, 시는 정답 없이 움직이는 삶의 이정표다. 내면에서 우러난 고뇌와 의구심이 사물이나 어떤 이동체를 만나 그때 발현된 감정을 언어로 풀어낸 것이 시다. 그때의 감동이 독자를 만나 공유하고 그 감성이 그대로 전파되어 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소재호 시인은 동안 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후진 양성에 전력을 다하는 원로 시인으로 많은 독자를 갖고 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시인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함축하였다. 시인은 밤이거나 별이거나 아니면 혼합되어 어두워진 안개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실상과 허구를 적정한 감성이거나 시의 정답을 찾지 못하는 듯 시인의 존재 이유도 찾을 수 없다가 마침내 결론에 이른다. 독존하면 죽는다. 그러나 다시 살아나고 태양이 노을을 놓고 죽어가듯이 시를 남기고 영원히 죽는다. 한마디로 정답이 없는 시를 독자에게 심으려다 죽어가는 존재, 태양이 눈앞에서 사라져도 내일이면 다시 떠오르듯이 시인도 그런 존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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