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38회) 월급이란? 참아내는 값

"남편의 월급에는 상사에게 내어준 간과 쓸개가 들어있고’"
"상사에게 고개 숙인 머리가 들어있고 상사에게 굽실거린 허리가 들어있다’"

  • 기사입력 2021.01.26 16:17
  • 기자명 김승동

급여, 월급의 의미로 쓰이는 ‘Salary’는 로마가 군인들의 품삯으로 주요 생필품인 소금(sal)을 주거나 때로는 소금을 구입할 돈을 별도로 지급했는데 이 때 ‘소금 살 돈’이라는 의미의 ‘salarium’이 salary라는 단어의 유래라고 한다. 

몇 해 전 어느 대기업에서 직원들이 월급이란 단어에 대한 의미 풀이를 했는데 “월급은 거북이처럼 느리게 들어왔다가 토끼처럼 빠르게 지갑을 나가 버리는 것”, 또 “신기루처럼 눈에 보여서 잡았는데 정작 손에 잡히는 건 없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월급으로 한 달 한 달 살아가는 직장인의 마음을 나름대로 잘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고 본다.

좀 시니컬(Cynical)한 사회적 표현이지만 샐러리맨의 월급은 ‘참는 값’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직장 업무를 하면서 닥치는 일반적인 어려움과 수모는 물론이고 조직과 상사의 상식을 벗어나는 불합리와 온갖 교묘한 방법으로 탈세를 하거나 법을 어기는 부조리에 대해서도 눈을 질끈 감고 ‘참아내는 대가’를 직장인들의 월급과 임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부인에게 쥐어준 남편의 월급에는

‘상사에게 내어준 간과 쓸개가 들어있고’

‘상사에게 고개 숙인 머리가 들어있고’

‘상사에게 굽실거린 허리가 들어있다’고 한다.

거기에는 또 

‘더러워도 아부했던 입이 들어있고’

‘보고도 못 본 척한 눈이 들어있고’

‘욕하는 소리에도 참아야했던 귀가 들어있다’고 한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 월급을 많이 준다면 또 어떤 직종이 특히 연봉이 높다면 거기에는 당연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하고 그에 따른 온갖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즉,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다고 하듯이 높은 연봉과 편안한 직장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이다.

월급의 의미를 좀 더 와 닿게 전달하기 위해  필자의 개인적 고백을 하나 하면, 회사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공개경쟁으로 임기 2년의 마케팅본부장(상무대우)직에 선발돼 업무를 수행하던 시절 리더의 앞뒤 다른 인격과 부정직, 무능, 폭력성 등의 리더십에 실망해 제도적으로 보장된 보직 임기가 1년 이상이나 남았지만 보직사표를 던진 결과 리더십의 흠집으로 소위 멘붕(mental breakdown)에 빠진 CEO는 나에게 무보직 발령을 내린 것과 함께 평직원으로 강등시켜 연봉이 수천만 원 줄어들게 했다. 

실로 나에게 임금은 ‘참아내는 값’이자 ‘불합리와 부조리를 참아내지 않는 대가’임을 똑똑히 증명하는 것이었다.

      

또 월급이나 연봉은 회사에서 일을 함으로 각자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한 기회비용(機會費用)이기도 하다. 좀 이해하기 어렵고 엉뚱한 말 같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이 말도 정말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일에 얽매여 꿈을 버린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회사마다 연봉협상을 할 때는 쉽게 해선 안 된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꿈을 버리고 회사의 일을 하는 것이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