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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목소리] "한국거래소, 주요 재벌 대규모 투자 발표에 조회공시 요구해야"

삼성·SK·현대차 등 11개 재벌그룹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경제개혁연대, "투자 계획과 금액 등 전혀 확인할 수 없어"

  • 기사입력 2022.05.27 14:17
  • 기자명 정성민 기자
▲ 한국거래소[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주요 재벌의 대규모 투자 발표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주문이 나왔다. 세부 투자계획과 금액 등이 '깜깜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삼성·SK·현대차 등 11개 재벌그룹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했으나 각 계열사별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금액 등은 전혀 확인할 수 없다"면서 "한국거래소가 해당 대기업집단 상장회사에 조회공시를 요구, 시장에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27일 촉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지난 21일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6조 3천억원을 투입,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거점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4일에는 삼성그룹이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향후 4년간 국내에 63조원을,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은 5년간 각각 37조 6천억원과 3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SK그룹·LG그룹·현대중공업그룹·GS그룹·포스코그룹·신세계그룹 등도 지난 26일까지 대규모 투자계획을 경쟁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대기업집단의 투자 발표가 향후 4년 내지 5년간 그룹의 전략적 투자계획을 담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각 그룹이 선정한 핵심 사업에 대해 막대한 투자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고용창출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 전부"라며 "하지만 어떤 계열사를 통해, 어느 수준의 금액을 투자할지 등 정작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는 어디에서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제개혁연대가 투자계획 발표 그룹의 상장계열사 공시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그룹이 미국투자계획에 한정, 공시한 것이 유일하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공시도 미흡하다고 경제개혁연대는 평가했다.

즉 현대차그룹의 공시는 조지아 주정부와의 투자협약(MOU) 사실만 확인됐다. 투자협약은 현대차그룹이 6조 3천억원을 투자, 2025년 상반기까지 30만대 생산능력 보유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고 인근 부지에 배터리셀 공장을 짓겠다는 내용이다. 반면 어느 계열사가 얼마를 투자할지 등 세부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391조 제2항 제3호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이하 공시규정) 제12조 등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상장회사의 풍문이나 보도 등 사실 여부 등에 대해 회사가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만일 회사가 조회공시를 요구받으면 당일, 늦어도 익일 오전까지 응해야 한다. 또한 공시규정 제7조에서는 유가증권 상장회사가 주요 경영사항이 있으면 이를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결정도 포함된다.

이에 지난 24일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26일까지 11개 대기업집단의 투자계획과 관련, 각 상장회사들이 공시대상이 되는 사항이었음에도 공시하지 않았다면 공시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투자 계획이 해당 계열회사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세부 내용을 전혀 확인하기 어려운 바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관련 상장회사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한국거래소가 즉각 11개 기업집단의 상장회사 전부에 대해 그룹의 투자계획 가운데 해당 법인 관련 사항을 상세히 밝히도록 조회공시를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상장회사들은 장래의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시장과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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