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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시선]"오징어 게임과 대선 정국"

  • 기사입력 2021.10.20 14:32
  • 기자명 정성민 기자
수도권 취재본부장 겸 교육팀장 정성민 

넷플릭스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456명의 서바이벌 게임 참가자들이 456억 원 상금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456명의 참가자들은 소위 사회에서 소위계층들이다. 결국 상금은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이 차지한다. 그러나 이내 상금의 비밀을 깨닫는다. 456억 원의 상금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값임을! 내가 상금을 타기 위해, 즉 살기 위해 타인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지금 대선 정국을 보니 영락없이 '오징어 게임'이다. 야권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앞세우면서, 여권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죽이기에 여념이 없다. 반면 여권은 고발사주 의혹으로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목을 옥죄고 있다. 상대방의 대선주자 또는 지지율 1위 대선주자를 쳐내야 대선에서 생존, 승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치는, 대선은 전쟁터와 같다. 이기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그러나 여권도, 야권도 각각의 의혹에 대해 명확한 실체와 팩트 없이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의혹에 대한 여권의 반박과 해명도, 야권의 반박과 해명도 명쾌하지 못하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과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야권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집중 추궁하자 여과없이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은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공세의 화살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국민의힘은 실체와 팩트가 없으니 이 지사를 공격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이 지사도 불안요소가 있다. "시간을 끌어 정치공세를 하려는 것"이라며 특검 도입 반대 입장을 고수하자 의혹의 시선이 걷히지 않고 있다. "당당하다면 왜 특검 도입을 거부하는 것이지?"라는 의구심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따라서 만일 이 지사가 특검 도입을 계속 거부한다면, 역풍이 우려된다.    

또한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씨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라는 김 의원의 발언을 근거로 "녹취록에 윤석열 이름이 없다고 목숨을 걸었던 곳은 윤석열 캠프였다"며 윤 전 총장의 개입설을 간접적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윤 전 검찰총장 캠프 종합지원본부장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조 씨의 녹취록 공개로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게 증명됐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김웅 의원이 자신이 대검을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킨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자신은 안 가겠다는 취지로 거절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녹취록이 공개됐지만 '결정적 한방'이 되지 못했다.  

그러니 연일 '오징어게임'이 계속된다. 국민들에게 어느 대선주자가, 어느 정당이 더욱 신뢰받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느냐로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하는데 상대 죽이기에 급급하다. 실체와 팩트 없이 의혹만 가중되면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한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은 "요즘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서로 감옥 간다고 논쟁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한국 대선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돼 가고 있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도, 윤 전 총장도 그리고 모든 대선주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계속 지켜보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무엇보다 MZ세대들은 '오징어 게임' 양상의 대선 정국에 거부감을 강하게 느낀다. 상대 죽이기에 급급하다가는, 과거의 구태 정치를 반복하다가는 외면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누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지 미지수다. 비록 의혹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펼치더라도 시민사회는 대선주자들이 오징어 게임에서 벗어나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상대를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상생의 정치도 가능하다.   

▲ 드라마 '오징어게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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