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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 해변에 오징어 떼주검…해수 뒤집히는 용승현상이 원인

  • 기사입력 2021.01.14 15:20
  • 기자명 신경호 기자

강원 고성군의 한 해변에 엄청난 양의 매오징어 떼가 밀려 나와 주민과 관광객들이 의아해 하면서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 14일 강원 고성군의 한 해변 백사장에 밀려 나온 매오징어 떼가 죽은 채 널려 있다. 매오징어는 성어가 돼도 크기가 7㎝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일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 지역 주민들과 인근 리조트를 찾은 관광객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엄청난 양의 작은 오징어 떼가 백사장에 밀려 나와 죽어 있는 것이 발견됐다.

봉포항에서 청간정 인근에 이르는 500여m 구간의 백사장에 널려 있는 오징어는 4∼5㎝ 크기로, 이를 본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청간정콘도 앞 해변에는 다른 곳보다 많은 양이 밀려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인근 리조트에 휴가를 온 박모(45·서울시)씨는 "아침에 해변 산책을 나왔다가 엄청난 양의 오징어 새끼가 해변에 밀려 나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 같은 모습은 처음 본다"고 신기해했다.

해변에 나와 오징어를 줍던 주민 조모(75)씨도 "봉포리에서 40여 년을 살았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멸치 떼가 해변에 밀려 나온 것은 본 적이 있지만, 오징어 새끼가 밀려 나온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바구니 한가득 오징어를 주워 담은 최씨의 아내(70)씨 역시 "이 같은 현상은 처음 본다"며 "깨끗이 손질해 젓갈을 담글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성 해안에 밀려 나온 작은 오징어는 오징어 새끼가 아닌 매오징어로, 수심 200∼600m의 깊은 바다에서 살며 성어가 돼도 크기가 7㎝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 동해안에서 매오징어가 다량으로 밀려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2013년 12월 속초해변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에도 주민과 관광객들이 해변에 나온 매오징어를 주워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매오징어가 해변에 밀려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은 해수가 뒤집히는 용승현상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해변에 밀려 나온 오징어는 동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살오징어가 아닌 매오징어"라며 "살오징어보다 수심이 깊은 곳에 서식하는 매오징어가 용승현상(차가운 해수가 위에서 아래로 뒤집히는 현상)에 따른 수온과 기압의 급격한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해 해안가로 밀려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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