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근의 메가시티와 신흥안보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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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된 메가시티(Mega-cities)의 복합교통망과 전염병
 
조상근(정치학 박사, (사)미래학회 이사),)   기사입력  2020/04/08 [17:11]

▲ 조상근 박사

 

COVID-19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멈춰 섰다. 각국은 COVID-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COVID-19는 전 세계를 팬데믹(pandemic)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의 COVID-19 확산속도는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도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어서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가시티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메가시티는 1,0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거대한 도시로서 인구밀도가 높아 전염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약 3,800만 명의 인구가 사는 도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메가시티이고, 우리나라의 서울-인천-경기지역은 세계 다섯 번째의 메가시티로 약 2,600만 명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메가시티가 전염병에 취약한 이유로 높은 인구밀도를 꼽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캠페인을 봤을 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인구밀도가 높더라도 유동인구가 없다면, 현재의 서울처럼 바이러스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메가시티의 인구이동, 유통, 물류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교통로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메가시티는 지하, 지표면, 수로 등 다영역 교통로들을 보유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드론과 같은 공중 기동체의 등장으로 공중 공간조차도 교통로로 활용될 전망이다.

 

더욱이 메가시티의 다영역 교통로(multi-domain traffic routes)들은 상호 촘촘히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복합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지하철, 기차, 버스, 택시, 선박, 드론 등 고속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수단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가속화한다.

 

이와 더불어, 지방으로부터 다양한 교통로가 집중되고, 주변의 국제공항·항구와 연결되는 메가시티의 지리적 특징은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이에 따라, 메가시티는 일부 교통로가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순식간에 전방위로 확산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런 초연결된 메가시티의 복합교통망을 따라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이동한다면, 바이러스 확산 속도와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특히, 서로 다른 영역의 교통로가 중첩되는 지점은 바이러스를 전이시키는 핵심지점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역에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타난다면, 곧바로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을 통해 서울 전역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것이다. 서울역은 철로, 지하철로, 버스 노선 등이 밀집된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서울역과 같은 2개 이상의 다른 영역의 교통로가 중첩된 교통의 요충지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통의 요충지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 교통의 요충지를 완전히 폐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는 오히려 감염병으로부터 발생한 사회적 공포를 악화시키고, 생계를 위한 기본적인 경제활동마저도 가로막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종 전염병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비해야 하기에 교통폐쇄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 또는 물체와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한다.”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신종 전염병 발생 초기 초동조치와 확산방지를 위해 2개 이상의 교통로가 중첩된 요충지를 영역별로 분리하여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하철과 버스 노선이 교차하는 요충지에서 환승을 최소화하여 바이러스가 상호 전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한마디로 초연결된 메가시티의 거대 교통망을 영역별 교통로로 분리·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별로 교통망에 대한 지리적 접근성의 차이가 발생하여 환승이 불가피한 경우가 다반사(茶飯事)일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로 여러 교통로가 교차되는 지점에 스마트 안심 터널(Smart Safety Tunnel)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안심 터널은 이동식 모듈(mobile module)로서, 그 내부에는 열 영상 카메라, 손 세척 시설, 자외선 살균 장치 등이 설치된다. 환승 인원들은 이 터널을 통과하면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자신들의 손과 휴대품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를 살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여러 교통로가 중첩된 교통 요충지에서 교차영역으로의 바이러스 전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대중교통 이용 시 스마트폰을 이용한 QR코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 탑승객들은 자신의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갖다대면서 결제한다. 이로 인해, 탑승객들은 지하철 개찰구나 버스 출입구에 설치된 단말기를 접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마트폰(Mobile)으로 QR코드를 자동인식하는 원격결제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탑승객들은 신체 접촉 없이 이곳들을 프리패스(free pass)하여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탑승객들이 스캔하는 QR코드는 스마트폰에 실시간 빅데이터(Big-data)화 된다. 정부 당국은 바이러스 감염자 발생 시 이 정보를 활용한다면, 해당 인원과 주변인에 대한 동선을 신속하게 파악하여 조기에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 당국이 탑승객들의 스마트폰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관련 법 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노약자,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될 시 쉽게 감염된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통수단을 마련하거나, 대중교통수단의 일부 공간을 이들에게 할당할 필요가 있다. 전자를 위해 자율주행택시(AI)를 운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자율주행택시는 무인으로 운행되고 소수가 탑승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후자를 위해 전철의 일부 공간이나 일부 버스를 안심칸(safety space) 또는 안심버스(safety bus)로 지정하여 운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일반인과 분리되어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

 

최근 자연 친화적이면서 살균력이 강한 자외선을 방출하는 ‘UVLED(Ultraviolet LED)’가 대중교통의 안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의 한 버스회사는 ‘UVLED(Ultraviolet LED)’를 활용하여 60초 만에 차내를 소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첨단기술을 접목한다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안심칸이나 안심버스의 안정성을 더욱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메가시티의 복합교통망은 다양한 교통로가 초연결되어 있기에 바이러스의 확산과 전이에 매우 취약하다. 하지만 메가시티 복합교통망의 특징을 알고, 이것을 이루는 영역을 물리적으로 분리한다는 개념을 적용한다면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특히, 최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다면, 신종 전염병에 대한 신속한 초동조치와 확산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COVID-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은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빈번히 발생할 것이고,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신흥안보위협(new emerging threats)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초국경화가 가속화되어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신종 전염병이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우리나라까지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AICBM) 활용, 정부 차원에서의 신속한 대응을 위한 법령 정비와 예산반영,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등을 통해 다가오는 또 다른 신흥안보위협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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