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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GO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최경은의 ‘벽이 나를 만지기 시작했다’ 시상식

조촐한 시상식...그러나 '새로운 시인의 등장에 무한한 축하'

  • 기사입력 2020.03.24 19:55
  • 기자명 손경숙 기자

한국NGO신문은 24일 제4회 신춘문예에 당선한 최경은씨에게 상패를 수여하고 축하.격려했다.   

해마다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나름대로 거창하게 개최되었던 한국NGO신문 신춘문예 시상식이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에 동참해 한국NGO신문사에서 일반 축하객과 관객 없이 간략하게 진행됐다.

 

▲시상하는 한국NGO신문 김승동 대표와 수상자 최경은 시인 

 

수상자인 최경은 당선자와 신춘문예 운영위원장 안재찬 시인과 부위원장 이오장 시인을 비롯해 위원 김해빈, 임경순, 유정남 시인 등과 엔지오신문 김승동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시상의 자리를 마련해 상패와 상금 그리고 꽃다발을 전했다.

한국NGO신문 김승동 대표는 " '새로운 시인의 등장에 무한한 축하'를 보내며 앞으로 엔지오를 대표하여 한국시단에 우뚝 선 시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신춘문예 부분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지원.동참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안재찬 위원장은 "한국에 수많은 시인이 있으나 오직 본인의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만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번 당선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시인의 자세를 크게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는 축하의 말을 전했다.

최경은 당선자는 "늦게 시작했으나 선배들의 뒤에서 열심히 뛰겠다"며 "앞으로도 깊은 우물에서 맑은 샘물을 길어 올리는 심정으로 시를 쓰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한국NGO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시상식에 참석한 유정남 시인,김해빈 시인, 한국NGO신문 김승동 대표, 최경은 수상자,안재찬 시인, 임경순 시인,이오장 시인 등 신춘문예 운영위원 관계자들.    

 

앞서 지난 2월 18일 한국NGO신문사에서 전국에서 응모한 작품 400여 편을 놓고 신춘문예 운영위원(서정윤, 안재찬, 이오장 등)의 시인들이 모여 철저한 심사규정에 따라 예심을 실시해 그 중 우수한 작품 75편을 선정 2월 24일 본심에서 김종회, 유성호 평론가는 최종 당선작으로 최경은의 「벽이 나를 만지기 시작했다」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당선작으로 선정된 최경은의 「벽이 나를 만지기 시작했다」는 "구체성과 깔끔한 표현이 높이 평가되었고, 착안과 형상화 과정이 매우 의미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판단을 받았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 스며있는 ‘말’을 찾아 그 안에서 숨겨진 ‘나’를 발견해가는 과정이 서정시의 본령을 잘 보여주었고 서정적 구체와 언어의 투명함을 동시에 살린 것"으로 높이 평가했다.

 

                                                <당선작>"벽이 나를 만지기 시작했다"

  

이삿짐을 싸다가 텅 빈 사무실 벽을 바라본다

 

긁히고 패인 울퉁불퉁해진 벽,

갈라진 벽에 칠이 벗겨져 알 수 없는 낙서들이 새겨있었다.

 

벽을 경계로 집기들이 가려진 밀폐된 공간 속에 비밀스런 말들이 숨어있었다.

 

사나운 짐승이 되어 서로를 가로막던 벽, 서로 난감한 표정으로 돌아서야 했다.

 

웅웅거리던 말들이 벽을 타고 스멀스멀 구석으로 번진다 다독이며 위로하듯

위선적인 말들이 벽을 키우고 있었다.

 

벽을 사이에 두고 책상에 앉아 눈알만 굴리던 사람들,

서로 관심이 없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바닥에 굴러다니고

 

벽 몰래 은밀히 벽이 되어가는 얼굴들

침침해진 눈,

 

눈을 감고 벽을 만졌다

내가 만져졌다

 

무엇이 간지러운지   

자신을 가두었던 벽에서 튀어나온 나를 본다.

 

벽이 나를 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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