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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나무와 등나무의 갈등(葛藤)

‘눈이 녹으면, 물이 아니라. 봄이 온다’

  • 기사입력 2022.03.08 16:56
  • 기자명 김영국 객원 논설위원
▲ 김영국 계명대학교 벤처창업학과 교수.한국 메타버스협회 고문

갈등(葛藤)은 왼쪽으로 자라나는 칡나무과 오른쪽으로 자라나는 등나무의 비유에서 시작되었다. 칡나무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이 그 유래다. 이렇듯, 우리 주변의 갈등은 종종 하나의 사건이나 문제가 출발점이 아니라, 늘 개인과 국가 간의 정치·경제·사회·문화등 전반적인 복합 문제에 대한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의 차이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칡나무와 등나무가 끈질기게 서로 얽혀 있다면? 참 참담한 현실이다. 마치 지금의 정치판 형국(形局) 같다면 필자만의 주장일까? 그 이유는 두 나무의 줄기가 모두 뻗어나가는 덩굴나무다. 칡나무는 올라갈 때 위에서 보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며 자란다. 한편, 등나무는 올라갈 때 위에서 보면 시계방향으로 돌며 자란다. 서로 자라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칡나무와 등나무를 한자리에 심어놓으면 서로 갈등이 계속되는 이유다. 실타래처럼 엉키고 꼬이고 결국에는 풀 수 없는게 세상 이치(理致)요, 자연의 섭리(攝理) 현상과 같다.

오늘 따라, 문득 시원한 가창력의 가수로 불리는 이선희의 노래 <갈등>이 생각나는 때. “지금 나의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 진정 날 사랑하실 사람인가요? 그대 사랑 영원하다 약속하지만, 추억 속의 그 사람도 그랬답니다. 지나버린 추억일랑 묻어버리고, 나 그대 믿고 따라가리니, 이 내 작은 가슴에, 아픈 추억을 두 번 다시 만들지, 만들지 마세요”

“마음이란, 보게 되리라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것만 본다”는 제임스 도티의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와 “정말 나랑 다르게 기억하네. 역시 진실은 주관적이야. 다들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거야. 어쩌면 우리 둘 다 맞을지도? 몰라”던 사라 헤이우드의 <캑터스(The Cactus)>의 한 구절 같기도 한 게, 꼭 지금의 우리 정치판 실태(實態) 중의 큰 갈등 현상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정해놓은 ‘진실의 기준 잣대’ 결과에 따라 완전히 둘 다 ’틀릴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갈등의 근원은 서로 가는 방향이 다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갈등의 문제. ‘기(氣) 싸움’이 이미 정점을 찍은 미국과 러시아. 냉전시대 이후 최고치인 미국과 러시아 간의 갈등은 신(新)냉전시대의 신호탄 같다. 연일 주요 뉴스의 초점은 전쟁과 대선(大選) 이슈다. 이슈는 곧, 갈등이 증폭되는 전쟁과 대선이 아닐까? 그럼, 갈등은 왜 이토록 지속되고 있는가? 답(答)은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인 요인이요, 한국의 대선은 ‘정치교체와 정권교체’가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우크라이나를 잃는 것은 러시아의 머리를 잃는 것이요, 내일 밤 한국의 대선 결과는 민초(民草)의 큰 함성이요, 매서운 회초리가 아닐까? 

우크라이나의 큰 갈등과 문제는 정치인의 탐욕과 불안정, 경제 발전의 실패와 부패와 무능력. 여기에다가 심각한 경제난과 국론의 분열 그리고 국가의 정체성 부재(不在)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한국의 정체성 문제는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늘 이슈다. 한국 정치의 딜레마는 유권자인 민초(民草)의 입장에서는, 늘 속이 탄다. 칡나무과 등나무의 실타래 갈등 같은 이러한 대선판 속에서. 그나마, 미래 한국의 정세(政勢)를 가장 잘 판단하고, 가장 잘 읽는 혜안(慧眼)을 가진 이는 오로지 우리 ‘유권자’뿐임을 더 큰 소리로 외치고 싶다. ‘눈이 녹으면, 물이 아니라. 봄이 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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