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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을 믿겠다던 당이 어째 ‘무속의 힘'을?

"마누라까지 바꾸겠다는 각오도 다져야 승리"

  • 기사입력 2022.01.19 18:34
  • 기자명 대표기자 김승동
▲ 대표기자 김승동/정치학 박사

국민의힘 대선 캠프가 '무속 논란'에 다시 빠졌다. 천공스승과 손바닥 왕(王)자에 이어, 이번에는 '건진법사'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두 번도 아니여서 참 안타깝다. 아니 지금이 어느 땐가? 무지한 중세인가? 메타버스의 생활화를 논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아닌가?   

국민의힘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건진법사가 활동했다고 주장되는 선대위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즉시 해산하는 긴급 처방에 나섰다.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도 있는데 논란 하루 만에 해당 조직을 해체하는 그 기민함은 다행스럽기도 하고 놀랍다. 그 만큼 뜨거웠던 감자로 여겨진다.  

건진법사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에서 윤석열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는 물론 인사문제에까지 개입했다는 확인되지 않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불교의 한 계통인 일광조계종에 속한 불자지만 ‘마고할머니’라는 신을 모시는 무속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종파는 소를 산채로 재물로 올려놓고 소가죽을 벗기며 굿을 하는 집단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에서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모 씨가 소속된 불교 종파의 사회복지법인에 1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해 8월 윤석열 후보의 대선 준비 조직인 '국민캠프'에 산업정책본부장으로 영입됐다가 부동산 불법 의혹에 휩싸이면서 해촉됐으나 지금도 선대위 정책본부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여러 차례 후원한 모 회사도 역시 이 사회복지법인에 1억원을 출연한 것이 또 보도되고 있다. 당사자들은 또 무엇이라 변명하고 꼬리를 자를지 모르나 이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 사회 환경과 정치 수준을 볼 때 국민의힘 뿐 아니라 다른 정치인과 정당들도 무속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972년 10월 17일 유신을 단행한 날짜도 민정당이 노태우 대통령을 당선시킨 1987년 대선 선거일도 무속인의 점에 따라 날짜를 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의 힘'만 믿고 나가겠다며 당명을 바꾼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의 이런 모습은 개명천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로서는 몹시 서글프고 적잖게 실망스럽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지난 2일 새해 첫 주일에 성경책을 들고 모 대형교회에 가서 예배까지 드린 분 아닌가? 예배의 진정성을 결코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온 국민이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열망하고 있는데 선수로 나온 윤 후보 주변이 아직도 중세의 미신과 무지에 얽매여 헤매고 있으니 너무 안타깝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번 대선 승리에 걸림돌과 지장이 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버려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무속과 무당, 굿 등의 미신적인 것들을 즉시 타파하고 결별해야 한다. 혹시 무속에 관심이 있고 필요하면 집 안에서나 조용히 하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하듯이 더 이상 부인과 처갓집에서 오발탄이 안 터져 나오도록 집안부터 단속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의 삼성 핸드폰을 있게 한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명했다. 불량 핸드폰을 집채처럼 쌓아놓고 불사르는 등의 혁신을 통해 오늘의 삼성전자가 있듯이 국민의힘도 그야말로 ‘뼈를 깎고 가죽을 벗기는’ 혁신의 고통과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 중 처갓집 문제로 한때 위기에 몰렸을 때 “그럼 마누라를 버려야 한다는 겁니까?”라며 상황을 타개했으나 윤석열 후보는 꼭 필요하면 마누라까지 바꾸겠다는 각오(?)도 다져야 승리하리라 본다. 이번 대선이 그 만큼 너무나 중요하고 정권교체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민초들의 절체절명(絶體絶命)한 새해 희망이요 염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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