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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죽은 그곳(?)에서 시민단체가 분노하는 이유

경실련 등 8개 시민단체 "대한항공에 지나치게 많은 땅값 준다"

  • 기사입력 2022.01.10 11:19
  • 기자명 장경순 기자
▲ 정도전 표준 영정

KBS의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시청률 10% 선을 넘기며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2014년 정도전 이후 7년만의 KBS 정통사극이란 점과 함께 32부작의 비교적 짧은 구성에서 비롯된 신속한 전개에 있다.

9일의 10회 방영에선 세자 자리를 이복동생 방석에게 빼앗긴 정안군 이방원이 갓난 아들마저 잃고 절치부심하는 장면이 다뤄졌다.

드라마의 전개상 1~2주 내에 제1차 왕자의 난이 다뤄질 전망이다.

제1차 왕자의 난, 즉 무인정사(戊寅靖社)는 1398년 음력 8월25일 이방원이 거병해 정도전을 살해하고 실질적인 권력을 차지한 사건이다.

혹자는 조선왕조실록에 이 기록이 실린 태조7년(1398년) 8월26일에 벌어진 일로 여기지만, 이어지는 세종 20년의 실록에서는 태종의 측근 전흥의 증언을 통해 8월25일의 일로 확인되고 있다.

당시 정도전이 살해당한 곳은 정치적 동지인 남은의 첩이 살던 송현골 집이다. 이곳은 지금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으로 한때 대한항공이 한옥호텔 건립을 위해 소유하고 있다가 끝내 사업이 좌절되면서 지난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와 맞교환이 이뤄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8개 시민단체는 이에 대해 대한항공이 당초 사들인 금액 29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5580억 원에 넘기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세운지 7년째인 1398년 8월 심하게 앓아 조선은 개국 이후 최초의 국상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었다. 정도전은 임금이 승하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남은,심효생 등 측근들과 함께 경복궁에 가까운 송현골에서 기거하고 있다가 그날 이방원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맞은 것이다.

그가 최후를 맞은 집의 위치가 오늘날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현재 공사용 칸막이가 쳐져 있는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뿐만 아니라 KBS의 ‘태종 이방원’이 무인정사를 다룰 시점이 다가오면서 정도전이 최후를 맞은 송현동 땅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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