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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한영외고 학생부 미제출에 조민 입학취소 심의 '제자리'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부 제출 막았다" 주장에 서울시교육청, "사실 무근"

  • 기사입력 2021.11.29 18:30
  • 기자명 정성민 기자
▲ 고려대 전경[한국NGO신문]    

고려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입학 취소 절차 진행을 위해 한영외고 측에 조 씨의 학생부 사본을 요청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이 한영외고에 자료를 제공하지 말라고 통보했다는 주장이 제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한영외고에 통보한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현재 고려대는 한영외고의 학생부 미제출로 조 씨에 대한 입학취소심의 절차가 답보 상태다. 

29일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 8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뒤 한영외고에 조 씨의 학생부 사본 제출을 공문으로 요청했다. 

앞서 조 씨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하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이어 지난 1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하지만 조 씨의 모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2019년 조 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즉 2심(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조 씨의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조 씨의 '7대 스펙'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동양대 어학원 교육원 보조연구원 활동 ▲부산 아쿠아팰리스호텔 인턴확인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등이다.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활동·논문 등 4개 스펙이 고교 학생부에 기재, 조 씨의 고려대 입학 당시 활용됐다.

부산대는 정 전 교수의 항소심 판결 이후 내부 심의를 거쳐 조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를 결정했다. 현재 고려대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에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가 한영외고에 조 씨의 학생부 사본 제출을 요청한 것도 절차 진행의 일환이다. 

그러나 황보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한영외고 측은 조 전 장관 측으로부터 조 씨의 동의 없이 학생부를 제공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관련 법에 따라 고려대에 학생부 사본을 제공해도 될지 판단을 의뢰하는 취지의 공문을 서울시교육청에 보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현재 입학 전형 기간에 해당하는지, 졸업생 동의 없이 자료 제출이 가능한지 등을 검토한 결과 입학 전형 기간이 지났고 졸업생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한영외고가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 6은 학생과 학생의 부모 등 보호자 동의 없이 제삼자에게 학생 관련 자료를 제공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학교생활 기록을 상급학교 학생 선발에 이용하기 위해 제공하거나 그 밖에 관계 법률에 따라 제공하는 경우 예외가 인정된다. 

황보승희 의원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조 씨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학생부를 정정해도 입학전형 기간이 아니므로 한영외고가 고려대에 학생부를 제출할 수 없다"며 "정정 학생부를 입수하지 못하면 고려대는 조 씨의 입학 취소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학한 대학에서 입학 관련 조사를 위해 졸업생 학생부를 요청하면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한영외고가 고려대에 학생부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시교육청이 한영외고의 학생부 제출을 막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학생부 사본의 고려대 제출 여부에 관해 한영외고에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학생부 제공과 관련해 내부 검토 결과 졸업생 동의 없이 학생부 사본 제공은 어렵다. 조 씨 사건은 현재 상고심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확정 판결 이후 이를 근거로 학교가 학생부를 정정하고 관련 규정을 검토, 상급학교에 정정 대장을 제출하는 것이 가능하고 타당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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