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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스캔들

  • 기사입력 2021.10.31 14:13
  • 기자명 이오장
▲ 시인 이오장  

광화문 스캔들

                                        하옥이

 

어둠이 내려앉은 카페에

공존할 수 없는

밀물과 썰물이 콘서트 한다

바람이 삼켜버린 캄캄한 나라

멀리서 피리소리 환청으로 들리고

천년 들끓는 목멘 사랑

짐승의 핏줄 같은 민족의 한을 삭인다

정치가 죽어야 나라가 살고

내가 파수꾼이면

이웃은 사냥꾼이어선 안 된다면서도

산이 높아 산을 오를 수 없고

물이 깊어 물을 건널 수 없는

그냥저냥 끊어질 듯 이어지는 시간

사라진 미소를 찾는다

어디선가

잠복한 배고픈 사자의 수정체 하나

그렇게 번득이고 있다

 

세상에는 함께 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 절대로 함께할 수 없어 타물질이 되어버린 형체, 그것은 유무형을 떠나 우리의 정신세계에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밀물과 썰물, 정치와 국민이 있다. 이것들은 하나에서 출발했지만 결코 하나가 되지 못하는 존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극과 극의 물질은 함께 있어야 완성된다. 썰물이 없다면 밀물이 없고 국민이 없다면 정치가 없다. 결국 유무형을 가리지 않고 물질은 원래 하나라는 것을 말한다. 썰물과 밀물은 바다에 있고 국민과 정치는 국가를 형성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서로의 상태가 자신에게 어떤 이름을 주고 어떤 결과를 주는 것을 알고 있어 상잔의 길에서 공존의 길을 찾지만 영원히 하나가 되지 못한다. 또한 영원히 서로를 찾는다. 재미있지 않은가. 모든 것은 알면 알수록 상상 이상의 의미를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옥이 시인은 우리의 정치에서 그것을 보았다. 국가의 형성은 국민과 정치에 있고 둘 중 하나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데 현재 우리의 정치는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고 독재의 길을 찾아가려는 몸부림을 보여 국민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하나지만 함께하지 못하는 밀물과 썰물이 되어 정치가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이때 자신이 파수꾼이 되어 사냥꾼이어선 안 된다는 소리를 지르고 있다. 높은 산에 오르지 못하고 깊은 물을 건너지 못하는 가녀린 몸이지만 혼란의 시간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힘없는 민초라 할지라도 배가 고프면 사자가 된다. 광화문을 점령하고 있는 정치의 틀 속에 맹수의 수정체를 던지는 용기, 잘못 가는 정치의 길을 눈 크게 뜨고 감시하는 의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인의 눈빛으로 국가를 위한 일성을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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