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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CEO들의 습관

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 단상(46회)

  • 기사입력 2021.08.16 19:57
  • 기자명 김승동
  © 발행인 김승동

19세기 말 어느 날 스웨덴의 한 사업가가 아침 식사를 하며 신문을 읽다가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졌다. 버젓이 살아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망 기사가 그 신문에 실렸기 때문이다.

그는 부음(訃音) 기사를 자세히 읽곤 치를 떨었다. 그 신문은 망자(亡者)를 ‘죽음의 상인, 무기 판매상 사망’으로 표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죽음의 상인’으로 표현한 것이였다. 사업가는 이 충격으로 이미 써 놓았던 유언장을 뜯어 고쳐 ‘전 재산을 털어 노벨재단을 만들라’고 당부했다. 그 사업가가 바로 알프레드 노벨(Alfred Bernhard Novel)이다. 

사실 그 신문은 노벨의 동생이 죽은 것을 노벨이 죽은 것으로 잘못 보도한 것이었다.

노벨은 자신에 대한 나쁜 시선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실패할 인생을 성공한 인생으로 역전시킨 것이다. 

미국 다트머스 경영대학원 교수인 ‘시드니 핑켈스타인(Sydney Finkelstein)’은 전 세계 197명의 CEO들을 인터뷰해 실패한 경영자들의 공통점을 도출해 ‘실패에서 배우는 성공의 법칙’이란 책을 펴냈다.

실패한 경영자들의 첫 번째 공통점은 자신과 기업이 환경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경영능력이 뛰어나고 기업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외부 환경이 변하고 있는데 자신과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전략만을 고집한다면 지속가능한 경영이 이루어질 수 없다.

두 번째는 개인과 기업의 이익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CEO는 기업을 ‘개인 제국’으로 만들어 버리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경영권을 ‘자식 사랑의 증표’로 주고받는 일부 국내기업들이 바로 이 같은 실패를 범하는 경우에 속한다. 자식과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이 없는데도 경영권을 맡기는 건 해당기업은 물론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자신이 모든 해답을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CEO가 경영하는 회사는 창의성이나 역동성이 생겨날 수 없다. 회의를 하면 모두 ‘예스 맨’이 되기 때문에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바로 잡을 기회를 갖지 못한다. 하루하루는 순조롭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꼬여버린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순간 회사는 돌이킬 수 없는데 까지 가 있다. 

실패한 CEO의 네 번째 습관은 자신을 100% 지지하지 않으면 무자비하게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GM의 ‘로저 스미스(Roger B. Smith)전 회장’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임원들을 제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바로잡을 의견을 얻지 못해 실패했다. 스미스 전 회장 재임기간 동안 GM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44%대에서 35%대로 하락했다. 

다섯 번째 습관은 자신이나 기업의 대외 이미지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다. 언론에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경영자나 기업일수록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이런 경우 기업 사정을 잘 모르는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기업 내부 경영은 비효율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모두에게도 이 같이 실패한 CEO들의 습관이 없는지 돌아보고 반면교사(反面敎師)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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