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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 기사입력 2021.07.20 14:05
  • 기자명 이오장
▲ 시인 이오장  

    등대

           홍성주

너 아니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생명의 불빛

어둠을 밝히는 외로운 몸짓

고독 속에 빛나는 이름 없는 별

어제 오늘 내일로 이어지는

끝없는 사람

뽐낼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는

가진 것도 없는

오직 하나 어둠을 밝히는

세상은

너를 필요로 하고

우리는 지금

너를 배워야 한나니

지구 위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고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미생물이 살아간다. 존재를 알든가 모르든가 서로 연결되어 도움을 주고받는다. 모든 생물은 하나의 사슬에 묶여 숨 한번 쉬는데도 타자의 도움을 받고 나도 모르게 다른 것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사람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산소는 식물이 만들고 먹는 것의 대부분이 식물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이다. 이것뿐인가. 자연 속에서도 연결되지 않은 삶은 없다. 그늘을 만들어 그 속에 여러 가지 존재를 살피는가 하면 약한 것을 숨겨주기도 한다. 동물도 여기에 의존하여 삶의 수단을 결정한다. 여기에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존재가 있고 사람이 만들어 유익하게 쓰는 물건이 있다. 사람이 만든 등대는 물질적으로는 이정표 역할을 하여 안전한 항해를 돕지만 한편으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한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 등불이 되어 모두가 바라보는 깃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홍성주 시인의 등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생명, 사랑, 희생, 삶의 좌표를 제시한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생명의 불빛, 끝없이 이어지는 사랑, 자신을 태우는 희생, 배움을 향한 지표 등을 높이 세운 작업이다. 사람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다. 집단을 이뤄야 안전하고 생을 유지하는 동력을 만든다. 한데 누구나 생각은 있으나 쉽게 희생과 용기를 갖지 못한다. 단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당신은 삶의 지표가 된 적이 있는가. 아무나 이루지 못하는 그것을 위해 등대가 되지 못하더라도 이 시를 읽는 순간 삶의 방법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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