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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M 인터뷰: 코로나 19 진단 키트의 중요성

  • 기사입력 2021.07.08 11:33
  • 기자명 UAEM Korea

인터뷰 대상을 섭외하던 때는 3월 말이었다. 2월 말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기에 당시의 우리는 금방 백신을 확보하고 접종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젖어 있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 모두 백신 생산과 접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역시 진단키트를 확보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마스크 반대 캠페인이나 경로가 불확실한 감염 등의 이슈들을 접하면서 백신이 완전히 보급되지 않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려면 빠른 진단과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UAEM은 국경 없는 의사회의 진단 도구 자문인 Stijn Deborggraeve 박사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단키트의 중요성과 백신에 대한 의견을 여쭈었다.

질문 1.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희는 필수의약품을 위한 대학 연합, UAEM의 김가은, 전지수입니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답변 1. 저는 Stijn Deborggraeve이고,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국경없는 의사회 (MSF, Médecins Sans Frontières)에서 여러 질병과 관련된 접근성 캠페인의 진단 고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접근성 캠페인 (Access Campaign)’은 거대한 인도적 지원 기구로, 국경없는 의사회 내부에서 의약품 접근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핵, HIV, 간염 등 다른 질병과 관련된 일도 맡고 있습니다. 저희의 가장 큰 목적은 진단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진단기구의 접근성은 두 조건, 즉 접근 가능한 공급과 적당한 가격으로 정의됩니다. 이때 중저임금국가의 많은 환자는 수준 높은 진단기구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한편 한국은 진단 업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MSF의 접근성 캠페인을 진행하며,진단 키트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 한국 지부 및 UAEM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질문 2. 백신 접종과 진단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화이자-바이오앤테크 사 및 모더나 사에서 개발된 백신들이 30개국 이상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몇몇 나라들은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한 상황에서, 진단을 위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2. 

많은 나라는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사람들은 어쩌면 ‘백신 접종이 개시되었는데 왜 진단 도구에 투자하지?’ 와 같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가장 주요하고 최종적인 해결책이 백신 접종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 내에 백신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전 세계 인구가 백신 접종을 받기 전까지, 진단 도구는 질병 관리의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고소득국가에서도 백신 접종은 사람들이 초반에 생각했던 것만큼 빠르지 않았으며 중저임금국가의 경우에는 백신 접근성과 백신 접종 프로그램들이 아직 부족합니다. 

진단은 임상 치료를 위한 임상 관리뿐만 아니라 전염 현황을 파악하여 백신 접종을 선도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크게 번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면, 한 국가 내의 하위 인구 집단에서 집중적인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진단은 모두가 백신을 접종받기 전까지, 그리고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에도 중요합니다. 아직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않은 국가의 경우 진단을 지속하기 위해 충분한 자원과 투자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질문 3. 백신 접근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군요. 그런데 몇몇 국가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에 필요한 인력과 자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진단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중합효소 연쇄 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과 신속 진단 키트 (Rapid Diagnostic Kit, RDK) 입니다. PCR과 RDK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변 3. PCR과 RDK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먼저, 사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PCR은 분석을 위한 기계가 필요한 반면 RDK는 기계 없이 진단이 가능합니다. 장소와 관련된 차이점도 있습니다. PCR 검사에는 실험실과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인원이 필요하지만 RDK는 어디서나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RDK는 지역 공동체 수준에서 검사를 손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짧은 턴어라운드 시간 (Turn-around time, 샘플을 분석한 결과가 도출되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PCR의 경우, 턴어라운드 시간이 1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따라서 PCR 검사를 위해 샘플을 제출하고 결과를 얻을 때까지는 12시간에서 24시간 가량이 소요됩니다. 반면 RDK는15분이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RDK는 환자를 줄이고, 질병을 관리하고, 전염을 추적하는 데 용이합니다.

또, 성능의 차이도 있습니다. 성능에는 특이도 (Specificity)와 예민도 (Sensitivity)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이도는 우리가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척도이고, 예민도는 우리가 키트를 이용해서 감염된 사람을 감지하는 능력의 척도입니다. 만약 키트의 예민도가 80%라면, 우리는 감염된 사람 10명 중 8명의 감염 사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PCR은 RDK보다 예민도가 높고, 더 정확하고, 결과의 신뢰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가격입니다. PCR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중저임금국가에서는 PCR보다는 RDK에 대한 접근성이 높습니다. 

질문 3-1. 서로 다른 장단점을 지닌 PCR과 RDK는 중저임금국가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습니까? 그리고 중저임금국가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접근성은 의약품 접근성 (4A)의 요소인 이용 가능성 (Availability), 수용 가능성 (Acceptability), 접근 용이성 (Accessibility), 그리고 경제성 (Affordability) 중 어떠한 부분에서 문제가 되나요?

답변 3-1. 진단의 접근성에서는 이용 가능성과 경제성이 특히 문제됩니다. 국제적인 수요를 따르는 대규모 시장이 있는 RDK와 달리,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는 PCR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PCR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사람이 작동하는 것이고, 하나는 자동화된 것입니다. 자동화된 PCR은 샘플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모든 일을 하며 결과도 바로 나오고, 사람도 필요 없고, 전용 시설도 필요 없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그러나 고소득국가의 수요로 인해 중저임금국가에서는 자동화 PCR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WHO나 COVAX와 같은 건강 관련 기구들이 종종 기업들과 협상하여 중저임금국가에 이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제성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질 좋은 진단 키트의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분배의 불평등 문제는 결국  국가의 경제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자동화된 PCR은 중저임금국가에서 지불하기에는 아직 가격이 많이 비쌉니다. MSF 웹사이트에 시민사회로부터 제공된 중저임금국가에 관련된 정보가 있으니 확인해보세요.

질문4. WHO나 COVAX와 같은 기관이 백신의 동등하고 효율적인 배포를 지원하고 있군요. 말씀해주신 것 외에 진단키트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제작 및 유통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답변4. 

진단키트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제작 및 유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진단키트 생산에 대한 지원보다 중저임금국가들을 위한 충분한 진단키트의 할당과 기업과의 협상이 중요합니다. 

현재 WHO 등 여러 조직에서 진단키트 공급 가속화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진단키트를 공정하게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자금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단순히 진단키트를 할당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단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해서 진단키트 생산 및 배포 확대에 중점을 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령 몇 개월 전, PCR과 RDK의 공급을 확대하고 진단키트의 지역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 투자가 있었습니다. 이 글로벌 투자는 진단키트의 지역 생산에 힘을 쏟는 기업들을 선정하여 고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진단키트의 생산이 활성화되어 더 다양한 진단키트 시장이 형성되도록 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지역생산을 촉진하기 위해서 중저임금 국가들에게 기술적인 도움을 주고 중저임금 국가들의 제조업체들을 지원하는 대기업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은 UNDP에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질문5. 그렇다면 이 팬데믹 시대에 한국의 국제 사회 속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더 나아가, UAEM과 같은 시민 사회가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답변5. 한국은 진단단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한국의 진단키트 개발과 관련된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진단단계의 의료기기들의 품질을 보장하고 모든 사람이 의료기기에 대한 공정한 접근성을 가질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은 광범위한 진단과 테스트가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사례입니다. 하지만 현재 모든 국가가 한국과 동일한 진단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도 좋은 품질의 진단키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 또는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진단키트들을 현지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이 진단키트의 현지화가 달성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UAEM 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사회들은 이런 야망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5월 초를 기준으로 코로나 감염 상황이  급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 사례로 인해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5월 중순에 이르러서는 백신 확보 문제도 불거졌다. 이에 더해 세계의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이 보도되며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겼다. 6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20% 이상의 국민이 1차 접종을 받았지만, 이는 집단 면역을 기대하기에는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또한, 20대 학생인 우리가 백신을 맞는 것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의 빠른 진단이 더욱 중요하다. 백신의 보호를 보장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단을 통해 확진자를 구별해내고 격리하는 것이다.

글쓴이: 연세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김가은,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전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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