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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재능으로 선한 영향력을"…대학생 배유진씨

사회복지사 꿈꾸며 4년간 아동·청소년 위한 봉사활동 꾸준히

  • 기사입력 2021.02.21 18:11
  • 기자명 김다원 기자
▲ 봉사활동 중인 배유진씨  

 "재능이라 이름 붙이기 쑥스럽지만…, 평소 가지고 있던 작은 재능을 나누기만 하는데 봉사가 주는 기쁨은 훨씬 크거든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배유진(23)씨가 맑은 눈을 반짝이며 봉사의 매력을 설명했다.

배씨는 대학교 4학년 동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북종합사회복지관과 전주의 한 지역아동센터, 세이브더칠드런 호남지부를 제집 드나들듯 다니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봉사단체와 인연을 시작한 계기는 단순했다. 수능 성적에 맞춰 입학했던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봉사활동 100시간을 의무적으로 채워야 했는데, 마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따돌림 예방 하나 되는 우리' 사업이 눈에 들어왔다.

대학생들끼리 조를 짠 뒤 중학생들에게 따돌림 예방 교육을 하는 활동이었다.평소 아동과 청소년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망설임 없이 봉사활동에 지원했다.

하지만 다른 봉사활동처럼 단순히 손을 보태는 일이 아니라 직접 교육안을 짜는 일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특히 어떻게 청소년들의 참여를 끌어내야 할지, 청소년들이 이 활동을 좋아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활동이 끝나면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 대한 어려움이나 강의를 듣고 느낀 점 등을 적어냈거든요. 봉사활동을 2회 했을 때, 한 학생이 '선생님들 싫어요. 다음부터는 오지 말아요'라고 쓴 거예요. 너무 속상하고 막막했어요"

'무엇이 부족한 걸까' 고민하면서 더 열심히 중학생 한 명 한 명을 돌봤다. 그 학생은 마지막 활동이 끝나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힘들어서 이 시간이 싫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즐거웠다. 감사하다'는 장문의 메모를 남겼다.

"그 내용을 보고 좋아서 울었어요. 누군가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자 기쁘더라고요" 

▲ 봉사활동 중인 배유진씨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벅차오르는 감정. 그 즐거움이 좋아 봉사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봉사활동 이수 시간은 100시간을 훨씬 넘긴 447시간이나 채워졌다.

지역아동센터에서도 3년간 봉사활동을 했다. 주로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취약계층 아이들은 주말에 부모님이 일을 나가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과 자주 만나 세상이 떠나갈 듯 웃고 떠들며 노는 게 배씨의 역할이었다. 그는 "주말에 가족끼리 놀러 가는 경험은 누군가에게 평범한 일상이겠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일 수 있다"며 "새로운 경험에 신이 나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볼 때면 자연스레 따라 웃게 됐다"며 활짝 미소 지었다.

아동·청소년들과 어울리면서 배씨는 꼭 "청소년들의 의견이 존중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청소년들도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등 지향점이 분명한데도 사회는 '공부'라는 잣대로만 평가하기 때문이다.

배씨는 "저 친구는 말을 잘하고, 이 친구는 영화를 좋아하는 등 개성이 강한데도, 공부를 못하면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것 같다"며 속상해했다.

배씨는 최근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을 봤다. 합격하면 사회복지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예정이다.아동이나 청소년들이 가정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에 구애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싶어서다.

배씨는 "봉사활동을 하고 나서야 혼자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 아동·청소년 사회복지사로 확실히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며 "스스로 채워지는 게 더 많은 봉사의 기쁨을 또래 친구들도 많이 느껴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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