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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31회) '만슈타인(Manstein)의 장교 자질론'

"똑부형,똑게형,멍부형,멍게형"

  • 기사입력 2020.12.05 18:33
  • 기자명 김승동

2차 세계 대전의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독일의 군사 전략가 ‘만슈타인(Erich von Manstein)’ 장군은 자신의 회고록 『잃어버린 승리(Verlorene Siege)』’에 4가지 타입의 장교에 대한 명언을 남겼다.

만슈타인 장군은 장교를 전반적으로 현명함과 어리석음, 근면함과 게으름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의 분류가 가능하다고 했다.

첫 번째,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똑부형)
두 번째,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똑게형)
세 번째, 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멍부형)
마지막으로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멍게형)으로 나눌 수 있다.

만슈타인의 장교 자질론에 의하면 첫 번째 ‘똑부형’은 고급 참모에 적합하고 두 번째 ‘똑게형’은 모든 전쟁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느긋함이 있어서 고급지휘관에 적합해 이른바 장군감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네 번째 ‘멍게형’의 장교는 그런대로 쓸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 번째 ‘멍부형’은 ‘위험성을 내포한 사람이니 빨리 사직케 해야 한다’고 만슈타인 장군은 주장했다.

얼핏 들으면 심한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는 말도 있다. ‘아무려면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멍게형)보다야 멍청하지만 그래도 부지런한 사람(멍부형)이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만슈타인 장군같은 전략가는 조직의 원리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판단이 가능했다고 보여진다.

만슈타인 장군의 판단으로는 멍청하면서 부지런하기만 하는 ‘멍부형’은 사리판단이 흐려서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타입으로 전쟁터에서는 불필요한 전투와 무모한 작전을 감행해 결국 아군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재앙을 불러 올 우려가 높다는 설명이다.

만슈타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조직과 부서의 성격에 따라 적합한 리더의 유형이 다르겠지만 여러 많은 사람들은 바람직한 리더형으로 ‘똑부형’을 생각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똑부형’ 리더는 대체로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는 등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게 일을 해 성과를 많이 낸다. 그러면서도 가능한 자기 혼자 있는 여유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전체를 관조하기 위한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남이 보기에는 서두르거나 급하게 보이지 않고 늘 여유롭게 보일수가  있다. 직원들은 이런 리더의 모습을 보고 똑똑하면서도 일에 쫓기지 않고 어쩌면 게으르게 보이는 ‘똑게형’ 리더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은 ‘똑부형’인데 사람들에게 ‘똑게형’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석에서 결국 리더로서 최고는 ‘똑부형’이 아닌 ‘똑게형’이라는 것에 크게 공감한다. 특히 ‘똑게형’ 리더들은 자신들의 똑똑함으로 인해 일을 지혜롭게 지시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직원들을 닦달하지 않고 어느 정도 느긋하게 기다려 주기까지 하니 말이다.

이를 두고 최근의 리더십에서는 이른바 ‘게으름의 지혜’라고까지 부르기도 한다. 조직원으로서 기본적으로 ‘총명하면서도 부지런해야’ 하겠지만, 만슈타인 장군의 지적처럼 분명한 목적의식이나 명철한 상황 판단 없이 부지런하기만 한 ‘멍부형’ 리더나 조직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조직의 리더가 목적의식이나 방향 감각 없이 그저 열심히 노력만 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는 조직에 치명적인 결과를 미칠 뿐이다.

흔히 우리가 무식하고 용감한 것을 가장 경계하는 논리와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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