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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전쟁 피해자"... 6.·25 참전 미군 유족과 노근리 피해자의 '특별한 만남'

10~12일 충북 영동서 '노근리 글로벌 평화포럼' 진행

  • 기사입력 2020.11.10 23:07
  • 기자명 박태선 기자

 6.25 전쟁 참전 미군 유족이 70년만에  6·25전쟁의 비극인 ‘노근리 사건’ 현장을 찾아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 6·25전쟁과 노근리사건 70주년을 맞아 '노근리 글로벌 평화포럼'이 개막한 10일 노근리사건 현장인 충북 영동군 쌍굴다리를 방문한 참석자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근리 사건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노근리 글로벌평화포럼의 하나로 10일 오전 노근리 사건 피해자와 유족,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유가족이 만난 것이다. 노근리 사건은 1950년 7월 25일∼29일 현재의 영동 노근리평화공원 인근에서 철도를 따라 이동하는 피란민 대열을 향해 미군이 기관총 사격을 가해 주민 300여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노근리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과 양해찬(79) 노근리 유족회장, 희생자 후손 정이주(43)씨가 참석했다.
  
  미군 참전용사 유족은 1950년 8월 낙동강 전투에서 실종된 미군 장교의 딸 조르자 레이번과 그의 남편 클라이드 레이번이 참석했됐다. 흥남철수 작전 때 10만명에 달하는 피난민을 구출하는 데 기여한 에드워드 포니 대령의 손자 네드 포니도 왔다. 이들은 노근리 사건에 가담한 미군의 유족은 아니다. 
      
 참석자들은 6.25 전쟁 이후 험난했던 삶을 공유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구도 이사장은 “노근리 사건으로 형과 누나를 잃고 아직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우리 가족과 이른 나이에 아버지를 여윈 미군 유족 역시 모두 전쟁의 피해자”라며 “이제는 과거에 너무 매몰하지 말고 한국 시민과 미국 시민이 서로를 치유하고 위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레이번은 “비통함에 잠겨 있는 노근리 유족께 경의를 표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며 “젊은 세대들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노근리 유족과 함께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해찬 유족회장은 “미군 유족이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노근리에 오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며 “후손들에게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는 노근리 글로벌 평화포럼은 명사와 함께하는 노근리 평화토크콘서트, 세계 평화 언론인과의 대화, 노근리평화상 역대 수상자 초청 심포지엄, 학술회의, 노근리평화상 시상식 등이 잇따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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