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KBS, 특정노조엔 ‘솜방망이 처벌’ 他노조엔 ‘불방망이 처벌’

김진태 기자 | 기사입력 2020/10/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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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KBS, 특정노조엔 ‘솜방망이 처벌’ 他노조엔 ‘불방망이 처벌’
 
김진태 기자   기사입력  2020/10/14 [07:07]

 
KBS(사장 양승동)가 직원들의 소속 노조에 따라 ‘징계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KBS로부터 입수한 ‘KBS 양승동 사장 취임 후 주요 징계 발령’에 관한 자료를 통해 "KBS 사측이 비위 사실이 있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직원들에게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따르면,  대표적인 예가 성(性) 비위에 얽힌 A씨와 C씨다. A씨는 KBS 모 지역국에서 근무할 당시 직장 내 성희롱, 성추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됐던 자다. 14년차 기자인 A씨는 후배 기자들과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희롱, 성추행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보도(2019년 7월 18일 자)에 따르면, A씨는 여성 후배 기자를 룸살롱에 불러내며 다른 언론사 남성 기자와 ‘100만원 내기’를 내기를 했다고 한다. 2014년 11월, A씨는 피해자 모 씨에게 전화를 걸어 “총경(경찰 간부)들이랑 모여 있으니 와야겠다”고 요구했다. 모 씨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팀장의 지시여서 택시를 타고 A씨가 말한 장소로 갔다.

 

모 씨는 “방 안에 들어가자 붉은색 조명 아래서 야한 옷을 입은 여성 접대부 3명이 총경 6~7명과 타 언론사 남성 기자 등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A씨는 모 씨에게 “네가 빨리 와서 술값 100만원을 벌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성 후배를 동시에 불러놓고 누가 더 빨리 오는지 다른 언론사 남성 기자와 술값 내기를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고, KBS 인재개발원 인재개발부 인력관리실로 좌천됐다. 그러나 징계가 끝난 뒤, KBS 서울 본사로 발령 받았다. KBS 지방 주재 기자인 A씨의 아내도 A씨를 따라 서울 본사에 배치됐다.

 

KBS 내부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한다는 명분으로 A씨를 본사(서울)로 올려 보냈다는 게 사측의 주장인데, 이는 사실상 영전(榮轉)이자 선처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의 최고 책임자는 양승동 사장이다. 양 사장의 인사가 어떠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例)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지난해 5월, A씨에 대한 KBS의 징계(정직 6월)가 ‘부당정직’이라고 판정했다. 지노위는 “문자 메시지는 가해자 의도와 상관없이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나머지 사건들은 징계시효가 지났고 피해자들의 진술과 전문 증거만이 존재하며 날짜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여성단체들은 지노위의 이 같은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명희 의원 주장에 따르면 모스크바 특파원이었던 C씨는 성 비위뿐 아니라 공금횡령 혐의를 받았다. KBS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C씨는 특파원 부임 후 후배들에게 ‘갑질’을 하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동료들뿐 아니라 러시아 현지인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C씨는 본국에 소환된 뒤 정직 6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양승동 사장 선에서 징계 수위가 감경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 의원은 "공교롭게도 A씨와 C씨 모두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 노조 조합원이다. 그중 A씨는 노조 간부를 지냈다. 반면 민노총 언론노조 KBS 본부와 대척점에 서 있는 ‘KBS 노조’ 소속인 B씨는 위의 두 사람과는 달랐다. B씨는 ‘당직 이탈’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KBS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당한 취재활동을 한 B씨에게는 징계 처분을 내렸으면서 친(親)민노총 노조원인 A씨와 C씨에겐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를 내린 셈”이며 “그 배경에 소속 노조가 작용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양승동 사장 체제가 인사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언론노조 KBS 본부에서도 제기됐던 것이다. 지난 2월 20일자 본부 노조는 "조합원들은 특히 ‘인사 기준’에 대한 불신이 컸다"며 "본부장급 인사 잣대로서 가장 많은 이들(37.9%)이 '인사권자(사장 등)와의 친분'을 꼽았다. '소속 노동조합'이라는 응답이 23.7%로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양승동 사장체제의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닌 '정권의 방송'으로서 권언유착, 불공정보도, 방만경영이라는 오명을 한국 공영방송의 역사에 새기고 있다."며 "권력과 다른 목소리를 균형 있게 포용하지 못하고, 방송안팎으로 권력을 휘두른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역 방송’ 홍역을 치르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편향 시비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양승동 사장을 포함한 KBS경영진은 국회의 모든 지적을 시스템의 문제라고 둘러대는데,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을 잘못 운영하는 경영진의 문제다."며 "KBS내부적으로도 전혀 신뢰받지 못하는 곪을대로 곪은 인사시스템으로는 같은 결과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KBS의 인사시스템이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인사위원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견제할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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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14 [07:07]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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