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의사-신상파악' 해경 발표와 北설명 달라…공동조사 필요

북한 "정체불명 침입자…대한민국 아무개 얼버무려"…확연한 차이

이윤태 기자 | 기사입력 2020/09/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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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의사-신상파악' 해경 발표와 北설명 달라…공동조사 필요
북한 "정체불명 침입자…대한민국 아무개 얼버무려"…확연한 차이
 
이윤태 기자   기사입력  2020/09/29 [11:56]

해양경찰청의 북한 해상에서 피격 사망한 공무원 A씨에 대한 수사 중간 발표 내용을 보면 핵심부분에서 북측 설명과 확연한 차이점이 드러난다.

 

▲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사건 수사 중간 결과 발표  

 

이는 북측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단속정의 소속 부대로부터 정확한 상황 보고를 받지 못했거나, 해당 부대가 핵심 보고사항을 누락했을 가능성도 있어 공동조사 필요성을 더욱 높여주는 대목이다

 

군 당국이 수집한 첩보내용까지 반영한 해경의 이날 수사 발표는 북측이 A씨의 신상 정보를 소상히 파악했고,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등의 내용은 새롭다. 이는 지난 25일 북한이 통일전선부 명의로 남측에 보내온 전통문에 나온 내용과 차이가 난다.

  

◇ "월북 의사 표현" vs "정체불명 침입자"

 

해경은 이날 A씨가 북측 해상에서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앞서 북측은 '정체불명 침입자', '불법 침입자'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도 지난 24일 북한군이 실종자의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 유무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 A씨의 동료들도 월북과 관련한 이야기나 북한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말은 듣지 못했다고 했고, 유가족은 A씨가 공무원증을 남겨두고 갔다는 점에서 월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 "실종자 신상정보 파악" vs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려"

 

북한은 A씨가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렸다고 설명했지만, 해경은 북한이 A씨의 신상 정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해경은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 해군 단속정이 소속 부대와 주고받은 교신 내용에서 파악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단속정이 A씨와 의사소통이 충분한 거리까지 접근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북한은 통지문에서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해경은 A씨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북한은 구명조끼 착용 여부는 언급하지 않고 A씨가 '부유물'을 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사격 후 10여m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경의 발표처럼 A씨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면 피격된 후에도 해상에 떠 있어야 한다. 군 관계들은 구명조끼가 총에 맞았더라도 당장 가라앉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 시신을 태웠는지 여부 규명 남아…'시신훼손' 여부 놓고 온갖 설 난무

A씨 실종을 놓고 강한 의문이 제기됐던 '월북' 여부에 대해 해경이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이제 남은 핵심 쟁점은 북측이 시신을 태웠는지 여부다.

 

군은 지난 24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출처를 밝힐 수 없다는 첩보내용을 근거로 "북한군 단속정이 상부 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며 방독면을 쓰고 방호복을 입은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불태운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음날 북한은 통지문에서 사격 후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고, 부유물만 태웠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군이 조각조각 수집된 첩보를 꿰맞추는 과정에서 '추정'에 불과한 정황을 마치 눈에 본 것처럼 '단정'해서 섣불리 발표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에 첩보를 수집한 군 당국 부서에서는 시신을 불태웠다는 발표 내용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훼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연유를 발라서 태우라고 했다', '시신과 부유물에 함께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는 등 온갖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북한도 시신을 찾아내 자신들의 설명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은 북한이 A씨 시신 수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시신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논란만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란을 막고 사건의 정확한 실체 파악을 위해서는 남북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 당국은 시신훼손 여부가 논란이 되자 그간 수집된 첩보 내용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제3자의 입장에서 다시 관련 자료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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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29 [11:56]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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