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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상온 노출 독감백신 105명에 접종…이상반응 아직 없어"

"서울·부산·전북·전남 등 4개 지역서 접종 이뤄져…13∼18세도 포함"

  • 기사입력 2020.09.25 17:47
  • 기자명 코로나 특별취재팀

유통 과정에서 냉장 상태가 아닌 상온에 노출돼 사용이 잠정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100여명에게 이미 접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수급 관련해 설명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보건당국은 그동안 문제가 된 백신 물량 가운데 시중에 유통된 물량은 없다고 밝혀 왔지만, 서울을 비롯해 부산, 전북, 전남 등 4개 지역에서 접종이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제의 상온 노출) 백신의 접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5명이 접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접종할 독감 백신을 조달하기 위해 '신성약품'과 조달 계약을 맺었다.

신성약품은 정부와 계약한 1천259만명분 물량 가운데 지난 21일까지 578만명분(46%)을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물량은 전국 보건소 256곳과 의료기관 1만8천101곳에 배송됐다.

질병청은 지난 21일 백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뒤, 신성약품에서 공급한 정부 조달 물량 백신의 로트(Lot) 번호를 파악해왔다. 일종의 일련번호를 파악해 물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또 각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구매한 백신 물량과 정부 조달 물량을 분리해서 적정 온도를 지키도록 했고, 문제가 된 백신의 로트 번호는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입력할 수 없도록 조처했다.

그러나 로트 번호와 기존 접종 기록을 대조한 결과 서울, 부산, 전북, 전남 등 총 4개 지역에서 정부 조달 백신을 접종하지 말라고 요청하기 전 이미 105명에게서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9월 22일 이전에 63명, 22일에 34명, 23일에 8명 등이 각각 접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접종을 한 사람 중에는 13∼18세가 일부 있고 성인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백신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 국가 조달 백신 물량과 개인 의료기관에서 구매한 물량은 구분해서 관리하도록 돼 있는데 이런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정 청장은 "병원 한 곳에서는 (국가 물량과 개인 물량) 관리가 같이 되는 일이 있어서 전체 접종 대상자 594명 가운데 60명 정도가 정부 조달 물량으로 접종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정 청장은 상온 노출로 백신이 오염되거나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은 작다고 안심시켰다.

그는 "독감 백신은 사(死)백신인데, 백신 대부분은 1회용 또는 1인용으로 (접종하도록) 주사기에 충전되고 밀봉된 상태로 공급된다"며 "오염 등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생각되고 관련된 부작용이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접종을 한 사람 가운데 이상 반응을 보인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정 청장은 "현재까지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면서도 "국가예방접종 조달계약 백신에 대한 유통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향후 조사에서 문제의 백심을 접종한 사람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후 전주시보건소는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 179개(명분)가 시민들에게 접종됐다고 밝혔다. 이는 질병청이 발표한 105명보다 74명분이나 많은 수치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전주시에서 (백신을 접종했던) 해당 병원에 대해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숫자는 계속 변동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추후 브리핑 때 관련 내용을 파악해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올해 독감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땅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전격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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