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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대학원 입시부정 논란…학과장 혼자 면접 후 불합격시켜

교수협의회, 대학 본부는 "불공정 시정해야" 성명 발표

  • 기사입력 2020.09.23 11:50
  • 기자명 차수연 기자

중앙대에서 올해 진행된 대학원 후기 입시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이 학내에서 제기됐다.3명의 교수가 해야 할 대학원 입시 면접을 1명이 단독으로 한 뒤 우수한 성적의 지원자를 자의적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 중앙대 전경

불합격한 학생과 학부모는 중앙대와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 대학의 교수들도 입시 부정 사건으로 보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중앙대에 따르면 올해 중앙대 대학원 후기 입시에서 회계전공 박사 과정에 지원한 A씨가 면접에서 탈락한 뒤 입시 부정을 주장하며 7∼9월 학교와 교육부에 감사를 청구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A씨는 회계학과 박사모집에 지난 6월 단독 지원해 심층 면접에서 60점 미만을 받아 과락으로 불합격했다.

◇ 공정성 담보 안 되는 단독 면접…'공동 평가' 규정 교칙 위반

A씨는 대학원 입시에서 벌어졌던 단독 심층 면접이 중앙대 대학원 운영 세칙 등을 위반해 불합격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학교 회계학과 학과장 B교수는 지난 6월 교내 학과장 연구실에서 A씨를 혼자 면접해 과락으로 불합격 처리했다.

중앙대 대학원 운영세칙은 대학원 입학 일반전형은 서류심사와 심층 면접을 원칙으로 하되, 평가 기준에 따라 '공동평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다.

애초 이 심층 면접은 학과장 B교수를 비롯해 3명의 회계학과 교수가 할 예정이었다가 단독으로 바뀌었다.

대학 측은 조사 결과 "박사과정 면접 응시자가 1명으로 축소되는 과정에서 3명의 면접위원이 사전 협의를 통해 면접 질의 사항을 확정하고 학과장에게 위임해 면접을 진행했다"며 "이런 상황은 통상적이지는 않으나 면접 내용과 면접 결과를 살펴보면 절차상 과정이나 공정성 관리 차원에서 불합격을 번복할만한 심각한 흠결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학의 한 교수는 "대학원 지원자 면접은 교수 3명이 하면서 학생을 공동으로 평가해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렇게 혼자 결정하면 결국 교수 입맛에 맞지 않는 학생은 실력이 있어도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일어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다른 교수도 "대학원은 입학시험을 따로 치지 않기 때문에 면접 자체가 바로 당락을 결정하는 입시"라면서 "면접위원 한 명이 지원자를 면접한다는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으며 당연히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단독 면접으로 학생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학교 측은 단독 면접위원으로 들어간 학과장 B교수가 총 3가지 문항을 질문했으나 지원자 A씨가 모든 문제에 대해 일관적으로 "모르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고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런 B교수의 주장과 학교 측 조사 결과에 대해 A씨는 "논문 관련 질문은 아주 잘 답하는 등 나름대로 대답을 잘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학생은 이 학교 석사과정에서 총평점 평균 4.5점 만점에 4.27점을 받을 만큼 성적이 우수했다.

◇ 교수협의회 "심각한 입시절차 위반 사건"…경영학부 교수, 대학원장에 시정 요구

A씨의 불합격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수들도 이 사건이 입시 부정에 해당한다면서 대학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 학교 경영학부 C교수는 최근 최영욱 중앙대 대학원장을 만나 "A씨의 입시절차와 내용이 불공정했다"면서 "입시 불공정 문제를 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도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3명의 교수가 해야 할 대학원 면접을 한 명의 교수가 자의적으로, 그것도 자신의 연구실에서 학생을 면접한 후 탈락시킨 심각한 입시절차 위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교수협의회는 "협의회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해 피해 학생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하고 관련자 고소 고발과 향후 대학원 입시 절차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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