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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사회적 관심 집중된 경비노동자 참여

경비노동자의 고통 알리는 자유발언과 입주민에게 드리는 편지 낭독

  • 기사입력 2020.05.21 10:29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첫 캠페인에 영화배우 조진웅씨가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전태일 50주기 두 번째 캠페인이 20일(수)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전태일다리에서 진행됐다.

전태일 50주기 두 번째 캠페인이 20일(수)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전태일다리에서 진행됐다.            © 전태일재단

이번 캠페인에는 경비원 故 최희석씨의 극단적 선택 이후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경비노동자의 열악한 처지 관련하여 경비노동자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여 목소리를 냈다.

이수호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전태일 50주기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온갖 고통과 어려움을 당하면서 살아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경비노동자가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태는 그 한 분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일이며, 경비노동자와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염원을 담아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인준 경비노동자는 “2014년 강남 아파트 경비노동자 분신 이후 6년이 흘렀지만 같은 경비노동자가 입주민의 폭행으로 자살을 해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우리 경비노동자들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고 입주민들과 이웃처럼 지내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다시는 우리가 이런 일로 TV에 나올 일 없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정의헌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고용안정권리선언공동사업단 공동단장은 “전태일 열사는 50년 전에 어린 여공들의 처참한 현실을 보고 이를 고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며 “반세기 전의 일이고 선진국이 되었다고 하는데, 경비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은 여전히 예전과 다르지 않다. 수없이 하소연해도 바뀌지 않았다”며 “경비노동자들이 아파트 현장에서부터 정당하게 대우받고, 나아가 이 땅의 노인들이 더 이상 처연한 처지에서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직 경비노동자인 김인준씨가 입주민에게 드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김인준씨는 편지를 통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가 돌아가신 이후 참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6년 전에 고 이만수님에 이어) 이런 일이 자꾸만 발생하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그래도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입주민들이 많은데 그런 입주민들까지 갑질하는 사람들로 매도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며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을’일 수밖에 없는 경비노동자의 처지를 악용하여 갑질을 일삼는 입주민도 소수지만 없지는 않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입주민도 출근하면 노동자”이고 “경비노동자도 퇴근하면 다른 아파트 입주민”이라며 “이렇게 같은 사람끼리, 조금 더 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서로를 괴롭힌다면, 그리고 그런 갑질이 내 일이 아니라고 모른체 한다면, 우리 사회는 금방 지옥으로 변하고, 약한 사람들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입주민들에게 “저희를 머슴이 아닌 이웃으로, 함께 아파트를 지키고 가꾸는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대해 주고 (갑질을 일삼는 소수에 대해서는) 함께 잘못을 바로잡아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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