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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NGO 칼럼> 중국이 잘못 비정한 청동기 연대를 따르는 우리 역사학계

  • 기사입력 2020.05.20 14:07
  • 기자명 이일걸 / 한국간도학회 회장

우리나라에서는 1925년 조선총독부가 조선사편수회를 통해 우리 역사 강토를 압록강ㆍ두만강 이남으로 완전히 축소ㆍ왜곡ㆍ조작한 엉터리 일제식민사관을 현재까지 국민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중국 학계의 청동기 유물 제작연대 비정의 오류를 비판 없이 수용하여 우리 고대사와 연관시키는 일군의 학자들이 나타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가 된 청동기 유물은 1973년 요령성 객좌현 북동촌에서 20여개의 청동기 제기들과 함께 발굴된 ‘기후방정(箕侯方鼎)의 명문과 술독에 새겨진 ‘父珠晉[進]系[繼]諸[鏵]’ 다섯 자의 명문으로서 제작 연대가 B.C. 24세기인데, B.C. 11세기 유물로 비정하여 기자동래설과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부주정(술독) 명문  © 한국간도학회

중국의 역사ㆍ문자ㆍ고고학계는 모든 청동기 유물을 商 시기 이후로 비정하고 있다. 商 시기 이전의 청동기는 없어진 것이다. 이처럼 모든 청동기 유물의 제작연대를 ‘商 시기 이후’라 비정하는 기본 원칙을 설정한 배경은 고힐강 등의 고사부정론(古史否定論)자에 의해 중국의 고대사가 부정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문자는 갑골문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황보밀(黃甫謐)의 연대 비정에 맞추어 설상공(薛尙功)과 구양수(歐陽脩) 등이 잘못 비정한 청동기 연대 비정을 淸 말의 오대징(吳大?)과 왕국유(王國維)가 이에 동조하여 商 이전의 명문이 새겨진 모든 청동기를 은상(殷商) 시대의 것으로 비정한 것이다.

이와 같은 논쟁은 이학근(李學勤)이 1975년 『考古』에 발표한 논문인 「北京, 遼寧出土靑銅器與周初的燕」과 1983년 『社會科學戰線』의 「試論孤竹」에서 시작되었다. 그도 고사부정론자의 신념을 따르는 학자로서, 중국학계의 중론을 거역하지 못하고 발굴된 상(商)시기 이전의 세칭 삼황오제 및 하(夏) 시기의 청동기 유물들을 상ㆍ주(商周)시기로 비정하였다.

앞에 언급한 홍산 문화 유적인 ‘기후방정(箕侯方鼎)의 명문은 B.C.2374년에 제작된 것인데, ’기후(箕侯)‘를 B.C. 11세기 商 말의 기자(箕子)와 관련 짓고, 술독에 새겨진 ‘父珠晉(進)系(繼)諸(鏵)’는 B.C.2303년 제우(帝禹)를 이어 즉위한 백익(伯益) 때 제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父丁孤竹亞微‘로 해석하여 상나라 시기의 ‘고죽국‘으로 해석하면서 이 청동기를 북경지역에 위치했던 연(燕)과도 관련 짓고 있는데, 실제 제작연대와 1,000여년의 차이가 난다.

 기후방정 명문 © 한국간도학회

이와 같은 잘못 비정한 중국학계의 청동기 유물의 제작 연대와 기사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이는 대만에 유학 중이던 이형구였다. 1970년대 초에 홍산 지역에서 청동기 유물이 발견되자 이형구는 조선일보에 이를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의 내용인 ‘고죽국’ 및 ‘기자동래설’과 함께 소개함으로써 국내 역사계에 알려졌다. 그 후 이형구의 ‘기자동래설’이 다시 제기된 시기는 2007년 8월, 경향신문 주관으로 이형구 교수 등이 홍산유적지를 24일 간 답사하면서 ‘코리안 루트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답사 기사를 게재하면서였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중국학계가 비정하는 위 청동기 유물과 명문의 제작연대는 실제 제작연대와 천 여 년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제 ‘고죽국’이나 ‘기자’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한국 학계에는 중국학계의 오류를 숭상하여 그대로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 대만과 중국에서 문자학을 배운 한국 학자들로서, 이들은 천년이나 후퇴되어진 잘못된 연대비정을 배워 와서 그것을 바탕으로 청동기 명문인 기후방정(箕侯方鼎)과 ‘기자동래설’을 연결시키거나 이에 동의하는 논문을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는 이형구, 송호정, 심재훈, 박대재, 오강원, 조원진, 조진선, 이유표 등이다.

홍산문화는 우리 선조들의 유적이다. 윤내현과 신용하 등은 B.C. 24~26 세기 이전의 청동기 유적으로 비정하고 있다. 따라서 왜곡된 중국 학계의 청동기 시대 비정을 따르면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 된다. 하루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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