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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면서 미 대선 한복판으로 '소환'된 오바마
트럼프·바이든, '본선 승리' 오바마 끌어들이기 전략…정반대 셈법 가동
 
김하늘 기자   기사입력  2020/05/14 [08:28]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미 대선의 한복판으로 끌려 나오게 된 모양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 Christof STACHE/AFP=연합뉴스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로 수세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들어 틈만 나면 "워터게이트보다 더 나쁘다"며 '오바마 게이트'란 말을 입에 올리며 맹폭,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반대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입장에선 반(反)트럼프 진영을 결집하기 위해 오바마 전 대통령만 한 지원군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바이든 전 부통령도, 11월 3일 대선 본선 승리 전략 차원에서 각기 다른 '셈법'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나라를 뒤집어놓은 가운데 트럼프와 바이든이 오바마를 그들의 선거 캠페인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러한 현상을 짚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층 기반을 결집하기 위해 이른바 '오바마 게이트'로 불리는 음모론을 내세워 전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바이든은 지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을 끌어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둘러싼 역학 구도와 관련, "이는 양쪽(트럼프 대통령측과 바이든 전 부통령측) 모두 범유행이 선거 캠페인을 뒤엎은 뒤 전략을 재평가하기 위해 부심하는 와중에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최근 미 대선판 전면에 등장하게 된 데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완전한 혼란투성이 재앙"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참모들과의 컨퍼런스 콜' 음성파일이 지난 9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 등을 통해 오바마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큰 플린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고의적인 함정 수사에 당했을 수 있다는 정황을 담은 FBI 내부 메모가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바마 행정부를 향한 반격의 모멘텀을 잡은 상태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3년여간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되는 전임 행정부 비난에도 맞대응을 자제해온 점에 비춰볼 때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어쨌든 '침묵'을 깨고 대선판 안으로 걸어들어온 측면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퇴임한 지 3년여가 지난 이때,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20년 선거운동에서 중심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바마 때리기'를 통해 부통령으로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8년간 오바마 행정부를 함께 책임졌던 바이든까지 함께 걸고넘어지는 효과도 기할 수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을 한묶음으로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부실 대응 책임론으로 코너에 몰리자 밖으로는 중국에 화살을 돌리는가 하면 안으로는 "전임 행정부가 팬데믹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넘겨줬다"며 오바마 행정부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입을 닫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친트럼프 진영의 오바마 공격이 가속하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 지난 대선 당시 '현직'에 묶여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는 '자유인'으로서 적극적 역할론을 자임할 태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올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위해 공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케이티 힐 대변인이 WP에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 선정 작업과 관련,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문역을 해왔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WP는 "조만간 두 사람(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의 유산' 뒤집기에 매몰된 채 '러시아 스캔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등 스스로 자초한 정치적 상처에 대해 '오바마 책임론'을 씌워온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보다 긴밀히 힘을 합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참모들은 선거가 임박해 지원 유세를 하러 다녔던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와 비슷한 형태의 선거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연설과 소셜미디어에 강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중적 인기가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주말인 오는 16일 화상으로 고교생을 상대로 졸업 연설을 할 예정이며 이는 주요 방송사들을 통해 전파를 타게 될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다만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전 부통령을 언급하기 보다는 젊은이들의 지역사회 활동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입장은 취하되 '저격수' 역할은 바이든의 부통령 러닝메이트가 맡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보다 거시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WP가 주변 인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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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14 [08:28]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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