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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사형 집행 건수, 10년 중 최저치 기록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남수단, 예멘 등은 사형 집행 급증

  • 기사입력 2020.04.21 17:14
  • 기자명 김하늘 기자

지난해 전 세계의 사형 집행 건수는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사형 집행국이 감소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남수단, 예멘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형 집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사형선고와 집행> 보고서 표지  © 국제앰네스티

국제앰네스티는 21일, 2019년 전 세계 사형 현황을 담은 연례사형현황 보고서 <2019년 사형 선고와 집행>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사형 집행 건수는 전년 대비 5% 감소하여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2019년 한 해 동안 7개국이 사형을 집행하여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사형 집행국이 감소했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2018년 각각 15건, 13건의 사형을 집행했으나 2019년에는 각 3건, 4건의 사형을 집행하여 사형 집행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러한 전 세계적 추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사형 문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을 집행한 이래로 실질적 사형 폐지국에 포함되어 있는데도 2019년 1건의 사형이 선고됐으며, 정부는 2019년 6월 ‘사형제 폐지를 목표로 하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선택의정서(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에 가입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불수용하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국제앰네스티의 <8대 인권 의제>에 대한 답변으로 사형제 폐지를 위해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를 비준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배치되는 행보다.

이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양은선 캠페인팀 팀장은 “현재 사형제 폐지 안건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계류 중에 있으나 정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공임신중절 등 주요 인권 사안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진정한 인권 보장 국가로 거듭나고 싶다면 적어도 사형제 폐지에 대한 문제만큼은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2019년 총 184명(여성 6명, 남성 178명)의 사형을 집행했으며, 이는 2018년 사형 집행 건수인 149건보다 35건 많은 수치다. 이라크 역시 2019년 최소 100명을 처형하여 2018년 수치인 최소 52명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외 남수단은 최소 11명, 예멘은 최소 7명에게 사형을 집행해 모두 2018년에 비해 더 많은 수의 사형을 집행했다.

중국, 북한, 이란 등은 여전히 사형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 중국은 수천 명을 사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제3차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에서 공개처형을 인정하였으나 정확한 사형 집행 건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란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사형 집행이 빈번한 국가로 확인되었으며 2019년에는 최소 251명에게 사형을 집행했다. 이들 중 4명은 범죄 당시 18세 미만이었다. 국제인권규범은 범죄 당시 18세 미만인 대상에 대해서는 사형 선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클레어 알가르Clare Algar 국제앰네스티 조사자문정책 선임국장은 “사형이 징역형보다 범죄 억제력이 높다는 사실에 대해 신빙성 있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하고, “대다수의 국가가 이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사형 집행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나 소수의 국가들이 더욱 사형에 의존하기 시작하며 사형제로부터 벗어나려는 세계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있다”면서 모든 국가에 대해 사형제를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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