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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타임'은 2차가해·여성혐오성 게시물에 대한 윤리규정 마련하라”

80여개 대학 여성단체들,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무책임 대응 기자회견

  • 기사입력 2020.04.07 17:13
  • 기자명 은동기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생 커뮤니티로 전국 약 400개 캠퍼스에 4백여만 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 여성혐오와 2차 가해성 댓글을 방치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도마에 올랐다.

대학 페미니스트 단체들이 7일 오전, 홍대역 인근 '에브리타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혐오화 2차 가해성 댓글 방치를 규탄하고 내부 윤리규정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 각 대학의 81개 단위 단체로 구성된 <제2회 마녀행진 기획단>과 대학생 페미니스트 연대체인 유니브페미는 7일 오전 11시 30분, 홍대역 인근 ‘에브리타임’ 본사가 있는 케이스퀘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혐오와 2차 가해성 댓글을 방치하는 ‘에브리타임’ 운영사를 규탄하고 내부 윤리규정을 만들어 악성 댓글에 대한 삭제 등올 포함한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에브리타임’이 플랫폼의 자체적인 심의 없이 신고가 일정 수 이상으로 누적되었을 때 내용과 무관하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시스템으로 인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글의 삭제가 불투명하다면서 ‘n번방 사건’의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연대하면서 무엇이 디지털 성범죄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만들었는지 고민하는 것 역시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3월, 언론을 통해 촉발된 집단성착취 영상거래 사건인 ‘n번방 사건’이 우리사회의 이슈로 등장하면서 ‘에브리타임’을 비롯한 대학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내부의 여성·소수자 혐오에 대해 제지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입장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고 있는데 대한 대응으로 열렸다.

단체들은 ‘에브리타임’이 이같은 상황에서도 일말의 책임의식이 없는 태도를 견지하며, 규정을 통해 이러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까지 해왔다고 비판했다.

  

 유니브페미 노서영 대표 

유니브페미 노서영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여성혐오와 2차가해에 대한 게시물들이 아직도 삭제되지 않고 있는 두 가지 이유를 지적했다.

노 대표는 그 첫째 이유가 "너무 오래 전부터 원래 그런 곳이었기 때문”이라며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유학생들에 대한 혐오가 제약 없이 표현되고,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들의 권리와 욕망은 신고 누적으로 바로 삭제되며, 페미니즘 안내 포스터를 올렸다가 3개월 정지를 당하는 등 이러한 남성 중심적 분위기가 단톡방 성희롱, 품평문화와 같은 여성 혐오적 행태를 남성 놀이 문화로 용인해 왔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 이유로 노 대표는 “플렛폼이 이러한 소수자 혐오에 침묵하고 방조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에브리타임'은 국내 대학생 1위 어플리케이션이라고 광고하고 대표성을 확보하면서 정작 커뮤니티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응답한 적이 없으며, 이용 약관에는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용자가 약관에 서명하면 회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말이 여러 번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그러면서 “교묘하게 수정된 약관 속에는 단 한 번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금지한다는 윤리규정이 포함된 적이 없다”면서 “에브리타임은 언제까지 다수의 익명 뒤에 숨어 공범이 될 것인가. 우리는 책임없는 플렛폼을 더 이상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n번방 사건은 당신들이 팔짱끼고 지켜봐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바로 당신들과 우리들의 문제”라고 강조하고 지금 당장 2차 가해성 게시물을 삭제하고 제대로 된 삭제 및 윤리규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대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남성들의 여성혐오, 2차 가해성 게시물을 고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에브리타임을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재없이 게시되는 N번방 사건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과 각종 혐오발언들을 지적하며 ‘컴뮤니티 혐오표현 플렛폼도 책임있다’ ‘에브리타임은 제대로 된 윤리규정 마련하라’ ‘2차가해 방조하는 플랫폼이 공범이다’ ‘n번방에 분노한다는 이유로 마녀가 된다면 나는 이미 마녀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 직후 참가자들은 에브리타임 본사에 △N번방 2차가해·여성혐오성 게시물에 대한 제대로 된 윤리규정 및 신고·삭제 시스템 마련과 문제적 게시물 삭제 △“회사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는 이용약관 대신, 디지털 성폭력과 혐오표현에 대한 방지책 구축을 요구하는 요구안과 81개 단체, 개인 751명의 연서명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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