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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베트남 BIDV로 승부

작년 베트남 국영상업은행 지분 인수 투자 수익률 22%

  • 기사입력 2020.03.17 08:28
  • 기자명 유정재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통 큰 동남아 베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베트남 국영상업은행 BIDV(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 of Vietnam) 지분 인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분 취득에 따른 평가이익으로만 지난해 2300억원을 거뒀다. 1조원을 투자해 평가이익이 22%에 이른다.

▲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 

김 회장은 베트남 금융시장에 집중해왔다. 그는 2025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동남아시아 지역 핵심인 베트남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김 회장은 성공적인 BIDV 인수를 위해 직접 베트남 브엉 딩 후에(Vuong Dinh Hue) 부총리를 만나 협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외사업 확대는 하나금융 전체 비전인 동시에 김 회장의 경영 목표인 셈이다.

올해부터는 BIDV이 올린 당기순이익의 15%가 하나은행 순익으로 인식되는 데다 현금배당까지 기대할 수 있다. 1000억원에 이르는 투자이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아울러 BIDV를 영업기반을 활용해 베트남 내 금융비즈니스도 본격화할 수 있어 베트남에서의 하나금융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자회사 하나은행이 지난해 지분 인수 방식으로 투자한 베트남 BIDV를 통해 2280억원의 외화주식선도거래파생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선도거래는 거래 당사자들이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특정 시점에 인수도하기로 약정한 거래를 말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22일 BIDV 지분 15%를 1조249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고, 같은 해 11월 6일 인수자금을 납입했다. BIDV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이 은행은 베트남 상장사인 만큼 계약 시점 가격과 지분 취득 시점 실제 가격에서 차이가 발생했는데, 하나금융은 2280억원의 평가이익을 일회성이익으로 반영했다. 게다가 하나금융은 지난해 BIDV로부터 주식 배당을 받았다. BIDV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1조249억원을 투자했는데, 2280억원가량의 평가이익에 더해 배당으로 주식까지 얻게 된 셈이다.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BIDV가 거둔 당기순이익을 지분율만큼 인식한다. BIDV는 2019년 4300억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순익이 13% 증가하는 등 매년 높은 순익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기준을 적용해도 하나금융은 올해 650억원의 순익을 그룹 실적에 반영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은행이 지난해 130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30% 수준이다. 현금배당으로만 200억원가량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부터는 베트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BIDV 지분 인수 목적으로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시장진입과 중장기 성장기반 확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베트남은 김 회장이 공을 들여온 시장이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금융영토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베트남 최대 국영상업은행인 BIDV에 대한 투자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새로운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을 통해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지점을 운용하며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했었다. 올해부터는 BIDV가 보유한 베트남 내 1000여 개 지점과 사무소, 6만여 개에 이르는 자동화기기(ATM) 등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협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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