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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

  • 기사입력 2020.02.13 16:09
  • 기자명 안재찬 시인

나는 무엇과 더불어 향기로워질까

                              김행숙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어우러질 때 아름답다

잘 대비되는 우주의 빛으로

실내악을 연주하듯이

쓴맛 단맛이 어우러져

씹을수록 미묘해지는

살아가는 일도 

때로는 곰삭아져서 향기로운

익은 맛이 되기도 한다

배설물로 향수를 만든다는

향유고래처럼

나는 무엇과 어우러져서

향기로워질 것인가

향유고래는 떼지어 다니면서 주로 오징어를 잡어먹고 산다. 머리에선 고래 기름을, 장에선 향료인 용연향을 채취할 수 있다. 인간관계를 들여다보면 향기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취가 나는 사람도 있다. 악으로 시작하여 선으로 끝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선으로 시작하여 악으로 끝나는 사람을 늘상 목격한다. 신뢰와 배신이 충돌한다. 이해 관계에 따라 순리가 설 자리를 잃고 좌충우돌 정신적 물질적 손상을 입을 때가 허다하다. 슬픔이나 기쁨이나 한마음으로 실내악을 연주하는 하늘빛처럼 하늘아래 한 악보들고 합창하는 삶이 향기로운 삶이고 영혼이 살찐다. 시인은 말한다. “나는 무엇과 어우러져서 / 향기로워질 것인가”이기적인 삶은 냉풍을 불러들이고 이타적인 삶은 온풍을 불러들이므로 지혜로운 길을 갈 일이다. 쓴맛 단맛의 융합은 또 다른 곰삭은 맛을 낼 수 있다고 시의 행간은 촉수를 뻗치고 있다. 안재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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